출근할 때는 주로 라디오 클래식 채널에 고정하고 음악을 듣는다. 덜 깬 정신에 노랫말이 들어간 음악보다는 클래식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뭔가 다른 것에 집중할 때도 클래식 음악을 종종 배경 음악으로 틀어놓곤 하지만 뭔가 알고 듣는다기보다 그저 음악이 주는 편안함 때문에 듣는지라 작곡가나 지휘자, 연주가나 장르(?)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라디오는 그런 점에서 ‘지식’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특별히 귀 기울여 듣지는 않지만 반복되어 나오는 말들이나 평소에 궁금했던 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쫑긋거린다. 그러다 재밌는 이야기를 들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함께 한국을 찾았는데, 소외층 청소년들에게 리허설을 무료로 공개한다는 것. 한국에서 오케스트라의 리허설 공개는 드문 일이라 초청받은 청소년들은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들은 바에 따르면 오케스트라의 최종 리허설은 거의 본 무대와 같은 연주를 들을 수 있지만 정장을 갖춰 입지 않은 연주자의 모습이나 음악이 끝나는 중간중간 의논하는 마지막 준비 모습 등 특별한 재미까지 있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우리 출판사의 ‘독자교정’을 떠올렸다. 출간 직전의 최종 원고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나, 표지를 두르지 않은 날 원고를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 편집자와 직접 만나 이런저런 의견 이야기하거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오케스트라의 최종 리허설과 꼭 닮아 있었다. 오케스트라에도 이런 것이 있다니, 창립 이후로 줄곧 독자교정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왠지 뿌듯하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생각할 만큼 충격을 받았다는 말에 조금 부럽기도 했다. 내가 그런 충격을 마지막으로 받았던 게 언제더라..... 머리에 총을 맞은 것 같은 충격을. 적어도 최근은 아니다. 재밌고 즐거운 독서는 했지만 그저 그뿐.
앞선 주문에는 이미 카라얀의 ‘교향곡 에디션’이 담겨 있었다. 클래식에 관한 내 취향은 종잡을 수 없었기에 어떤 작곡가든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이번 이 음반은 어쩌면 기회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카라얀이라지 않는가(뭐가 훌륭한지는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클래식 채널을 통해 흘러나온 사이먼 래틀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이 방아쇠였지 싶다. 처음으로 ‘아름다운 연주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주로 첼로나 바이올린, 피아노와 같은 단독 악기 연주나 협주곡 정도에 만족했다면 비로소 교향곡의 맛을 알았다고나 할까. 카라얀의 음반을 첫 번째 장부터 차례대로 듣고 있다. 우선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들어볼 참이다. 세 번째 장을 듣고 있다. 베토벤이다. 내가 생각하던 베토벤과 다르다. 좋다. 2008년이 지나기 전에 서른여덟 장을 모두 들을 수 있을까.

내게 클래식은 내적이다. 내가 클래식을 즐겨 듣는다면 그것이 주된 이유다. 가요나 팝은 다 함께 즐거워하며 바깥으로 무언가를 내뿜는 음악이지만 클래식은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나에게 클래식은 "같이" 들을 수 없는 음악이다.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언정 혼자만의 내적 경험을 어찌 공유할 수 있다는 말인가. 언제 기회가 된다면 오케스트라의 공개 리허설에 가보고 싶다. 나는 아직 한 번도 클래식 연주를 들으러 가본 일이 없다. -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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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 같지 않은 글. 이거 누가 썼나;;;
그럼 후야가 썼겠소? -_-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뭘 이런 걸로 비밀댓글 씩이나 ^^; 그래서 문단 중간에 "나에게"라는 말을 썼잖수. 좀 더 정교하게 써야 했나. (결국 초큼 수정 on_) 별 생각 없이 쓴 잡글을(게다가 클래식을 많이 들은 사람도 아니고, 내가 들은 바에 따른 클래식에 한해서 한 말을) 그리 진지하게 생각하시다니. 킥킥
길어서 더욱 즐겁게 읽은 오늘의 포스팅.
저도 로렌스가 급궁금해졌어요! +ㅁ+
넹. <아들과 연인> 읽고 서평 올릴게요!
저도 장한나 나왔던거 들었어요. 장한나가 워낙 책 읽는거 좋아한다고 그러죠. 지금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장한나의 서재 나오는데, 장한나가 좋아하는 책들 볼 수 있어요. 초등학교에 책기증도 하고, 한국왔을때 가서 책도 읽어주고, 참 ~ 참하죠. ^^
끄덕. 그냥 어쩌다 읽는 독서 습관은 아닐 것 같았어요. 서재는 한번 방문해 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