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려 보자

더.다이어리 | 2007/02/08 22:39 | 호야
일월 초에 손안의책 식구들, 그리고 노블하우스 편집자 한 분과 저녁을 같이 한 적이 있다. 정중한 책 증정식을 가진 뒤(서로의 신간을 서로에게. 하하) 맛있는 것도 먹고 술도 가볍게 한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손안의책 국제부 K님이 피아노며 발레(!)까지 배운다는 얘기가 나왔다. 우리 대표는 아침 출근 전에 수영을 하고 있다(강한 동기부여를 하던 미인 회원이 나오지 않은 뒤로 조금 의기소침한 것 같더라만).

그러고 보니 해가 바뀌는 전후로 새삼 배우고 싶은 것이 생겼다. 생활 스케치. 생활 스케치라는 말은 내가 그냥 붙인 것이고, 외출을 해서 어디를 가든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듯이 손으로 스케치를 하여 기록하고 싶다는 뜻이다. 실은 얼마 전에 읽지도 못하는 책까지 구입했다.

나가사와 마코토의 두 책


나가사와 마코토(맞나?)의 <여행 스케치를 해 보지 않겠습니까?>(맞나?)와 <그림을 그리고 싶은 당신에게 - 도구 고르는 방법부터 스케치 여행의 노하우까지>(맞겠지? -_-;)라는 책이다. <여행 스케치...>는 전에 다니던 출판사에 있을 때 에이전시에서 정보를 얻고 마음에 쏙 들어 출간 검토까지 했던 책이다. 나가사와 마코토는 우리나라로 치면 김충원(on_;;)쯤 되는 사람 같은데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면서도 어쩐지 그리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쓰고 있다.

계속 그 출판사에 있었더라면 내 손으로 책을 만들어 내놓았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러기도 힘든 터 ―― 전에 슬쩍 대표에게 얘기한 적이 있는데 시큰둥한 반응. 하기야 문학만 줄기차게 내다가 뜬금없이 이런 미술 실용서를 내는 것도 우습지만 ―― 어딘가에서 내줬으면 좋겠다. 그게 안 된다면 일본어 열심히 배워서 혼자라도 읽어야지 하는 마음에 일단 책은 구입했다. 그래서 이렇게 그리고 싶다.


얼마나 멋지겠는가. 무감각하게 철커덕철커덕 셔터만 누르는 게 아니라(사진 찍는 분들께 죄송;;; 제가 그렇다구요;;) 눈으로 본 것을 손으로 직접 그릴 수 있다니! 혹시 지금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래봬도 중학교 때까지 미술 점수는 꽤 높은 편이었다구. 에헴. 연습장을 폈다. 좌절. on_...
그날 밤 느즈막하게 집에 돌아와보니 문에 전단지가 붙어 있다. 무슨 계시도 아니고.


순간적으로 '어라, 진짜 여기서 한번 배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내도 솔깃해한다). 그런데 그림을 가르친다는 양반의 글씨가 마음에 안 들어서(쫌스럽긴) 대략 실망하고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해서 사둔 책을 읽기로 했다. 목표가 있으면 능률도 오르리라 믿으면서. 그때까지는 가끔 메모노트 펴서 글 대신 그림 ―― 이라기보다 낙서겠지만 ―― 을 그려 보자구. -虎-

어린 딸을 시켜 쓰신 게 아니라면.... on_


2007/02/08 22:39 2007/02/0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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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는미술학도 2007/02/09 01:14

    글은 쓰는 것이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서, 조금 상관없지 않을까요^^
    캘리그라피를 공부했다거나 하는 게 아닌 이상...
    매일 읽기만 하다가 처음 남기는 리플이네요하하;

  2. 마팔다 2007/02/09 09:52

    저는 타인의 글씨체를 잘 흉내내는 편인데, 외모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듯이 글씨체로도.... ^^
    친한 동료는 본인도 못 알아보는 글씨체를 갖고 있는데, 종종 따라하다 보니 그 글씨체도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아 ~~ 저도 뭔가 배우고 싶네요.

    • 더.페이퍼 2007/02/09 13:02

      글씨체로 뭔가 판단한다기보다(제가 무슨 필체 프로파일러도 아니고;) '예술가'에 대한 환상――또는 로망이 깔린 선입견이었다고나 할까요. -_-

  3. 바루 2007/02/09 09:55

    ㅎㅎㅎ 저도 스케치를 배우고 싶은 생각이 쫌 있는데요. 사진이랑 스케치랑 둘 중에 어떤 걸 배울까 하다가 일단은 사진으로 틀었습니다.
    스케치나 크로키만이라도 멋지게 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열심히 하셔서 한번씩 올려주세요. 다시 스케치에 솔깃해지도록요. ^__^

  4. JIYO 2007/02/09 10:33

    이상한 녀석, 이라고 생각했다가 글씨 보고 좌절. 나라도 망설였을 듯;;;
    근데 우리랑은 언제 놀아 줄 건데?

  5. muchif 2007/02/09 11:09

    크... 뭐, 정말로 어린 딸을 시키셨을지도 모르잖아요?

    • 더.페이퍼 2007/02/09 13:07

      그렇죠;;; (반쯤 농이었는데 다들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셔서 조금 당혹스러워하는 중 ^^;;)

  6. funnybunny 2007/02/09 14:07

    여행스케치. 정말로 그렇게 감상을 슥슥 그림으로 옮기는 분들이 부러워 - 스케치라도 가능해졌으면.. 했는데 그렇게 해오던 생각 덕분에 글 내용이 쏘옥 들어오네요 >_<

  7. Jay 2007/02/09 22:31

    일단 시작해 보세요! 생활 스케치 같은 것은 개인 화실에서 취미로 가볍게 배우기도 쉽고 관련 실용서도 많으니까 (저한테도 저런 저널링 관련 책이 몇 권 있는데 관심 있으시면 다음에 보여드릴게요. (영어)) 편한 마음으로 일단 펜부터 들고 개시를!

    • 더.페이퍼 2007/02/13 20:13

      아, 처음에 저 책을 보고 그림 그릴 생각을 한 거라 영미권 책으로도 이런 류의 책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군요. -_- 암튼 좋은 책 있으면 추천 부탁!

  8. 벼리 2007/02/13 19:42

    ^^~~제가 어떡하다 여기 왔는데요..어떻게 왔는지는 도통 모르지만요.
    저도 이 책 찾아봐야 겠어요. 꼭 읽혀져야만 하는 책은 아닌 듯 싶어서요.....
    그냥 그림은 손가는대로 그리면 됩니다...개인적으로 김충원 미술교실 같은 부류으 미술기술서(?) 정말 정말 싫어요.....아이들의 창의력을 오히려 제안하는 듯해요.
    보여지는대로 느껴지는대로 그리면 되는데........^^

    • 더.페이퍼 2007/02/13 20:15

      제가 김충원 미술교실과 비교를 하긴 했지만 좀 다른 종류의 책일 것 같구요, ^^; 말씀하신 것처럼 보이는 대로 그릴 수 있을 만한 최소한의 '기술'을 습득하고 싶어서요. 창의적....이라는 것도 기본 기술이 바탕이 되어야 나올 텐데 저처럼 백지 상태에서는... 하핫. 암튼 무조건 그려 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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