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제목 블루스

10월 13일, 2009년

영화관 간판에서 ‘브레이킹 더 웨이브즈’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의 충격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한다. 저렇게 우리말도 외국말도 아닌 제목이 버젓하게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하지만 이제 영화판에서 저런 제목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한국어로 번역하거나 다른 우리말로 제목을 바꿔 다는 것을 부자연스럽게 여기기도 한다. 영화에 대해서는 뭐, 난 정말로 ‘관람객’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제목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은 없다. 하지만 이제 그것이 책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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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와 환경

10월 1일, 2009년

이전 글에서 얘기한 <라이브러리 & 리브로>는 ‘띠지 추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7월호에도 홍보 페이지가 삽입되어 있는데, “많은 환경 단체로부터 추방 대상 1호로 꼽히고 있는” 띠지는 “전세계적으로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과대 포장술이며 얄팍한 상술”이라고 몰아붙인다. 과연 그렇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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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서평지 <라이브러리 & 리브로>

9월 30일, 2009년

서평지가 하나 새로 생겼다. 지난 7월부터 월간으로 선을 보인 <라이브러리 & 리브로>(원래는 <L 매거진>이었으나 9월호부터 제호를 변경)의 발행 기관은 도서관미디어연구소라는 곳인데 신간 릴리스 회사인 여산통신온북 TV를 매개로 배본을 하는 모양이다. 도서광 홍보를 위한 서평 정보지를 표방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부분을 책 소개로 채우고 있는데 도서 평론가, 경제 기자 등 전문가들의 내실 있는 서평이 눈에 띈다. 각각의 필자가 분야별로 맡아 싣고 있는 서평은 기대보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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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글쓰기, 화씨 451 , , , , ,

같이 트윗질 좀 하시죠, 네?

9월 14일, 2009년

요즘 트윗하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워낙에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기에 온라인에서도 친하게 알고 지내는 사람은 몇 안 되었는데 트위터라는 녀석은 타인에게 굉장히 쉽게 접근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네요. 비슷한 관심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트위터를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짧은 독백과, 관심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을 ‘들여다보는’ 것이 주목적이었습니다. 팔로우? RSS 구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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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다이어리 ,

트릭에 의한 반전보다 감정의 폭발

8월 27일, 2009년

즘 미스터리를 읽을 때는 뒤표지에 실린 책 소개나 작가 정보를 가능하면 보지 않는다(적어도 책을 얼마가량 읽기 전까지는). 누쿠이 도쿠로의 <통곡> 또한 어떤 형식의 무슨 내용인지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사전 정보와는 별개로 ‘누쿠이 도쿠로’라는 왠지 그로테스크한 이름과(<도구라 마구라>라는 작품과 <유유백서>의 도구로 형제가 연상되었기 때문이리라) 검은 표지 때문에 무겁고 기괴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괜한 선입견을 갖게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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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호러, 화씨 451 , , , , , ,

바람직하지 않은 알라딘 도서 정보 페이지 개편

8월 24일, 2009년

해 들어 알라딘이 몇 가지 서비스를 추가+보완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도서 상세 정보 페이지가 바뀌었다. 전반적인 구성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으면서도 요소요소 불편함이 늘어났기에 여기에 불평을 늘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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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되는 법 (3) – 편집자의 스펙?!

7월 22일, 2009년

래 기다리셨습니다. 결국 참다못한 한 분이 ‘이럴 거면 시작이나 말지’(물론 이것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말씀하셨지만 제게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T_T)라는 메일을 주셔서 마무리하려고 해요.

편집자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스펙’을 갖춰야 할까요? 제 입장에서 신입을 뽑는다면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이 좋을까 고민해 봤습니다. 전에 우리는 편집자를 모집할 때 어떤 요건을 내걸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이렇더군요.

눈치 채셨겠지만 1번을 제외하고는 ‘스펙’이 아니라 ‘성향’입니다. 편집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많은 출판사 모집 공고를 보셨겠지만 특별한 스펙을 말해주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필요한 ‘경력’을 이야기해주는 곳은 있지만요. 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편집자에게 스펙이란 특별한 ‘기술’이나 구체적인 ‘능력’보다는 편집이라는 두루뭉술한 일에 대해 쌓은 ‘경험’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출판사는 언제나 경력자를 원하지요. 정확하게 무얼 갖추고 오라는 말을 하기 어렵거든요. 그럼 신입은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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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선생님의 밴 다인 추천사

7월 8일, 2009년

다인 첫 권 작업이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김연수 선생님에게 추천사를 받았는데 이렇다 할 굉장한 말이 써 있지 않은데도 글이 귀에 송송 박힌다(특히 “예술애호취미과다인 탐정”과 “주먹을 휘두를 게 분명한 하드보일드 탐정”이라는 대목이 아주 마음에 든다). 권당 두 작품씩 예정되어 있는 북스피어 밴 다인 전집(이기를 희망한다)의 첫 권에는 <스카라베 살인 사건>(<딱정벌레 살인 사건>으로 알려진)과 <겨울 살인 사건>(처음 소개)이 들어간다. 그 유명한 밴 다인의 ‘탐정 소설을 쓰는 스무 가지 규칙’도 포함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신비주의 마케팅상 생략. -虎-

덧) 추천사를 보내주시면서 “오랜만에 밴스를 읽었더니 학구열이 생긴다”고 하셨는데, 나도 동감.

파일로 밴스라면 추리소설의 역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탐정이다. 미리 말하자면, 나는 이 사람에게 친족과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 이집트 상형문자에 대한 상세한 설명, 중국 도자기의 아름다움, 금주법이 미식가의 일상에 미치는 폐해 따위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래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살인범은 피해자의 가슴에 명함을 꽂아두지 않는다”는 신념은 여기서 나온다. 애당초 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이라면 아예 추리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이 사상 유례가 없는 예술애호취미과다인 탐정의 생각이다.

“너무 앞서 가지는 말게, 경사. 너무 뻔한 설명은 곧잘 틀리곤 하니까.” 이렇게 말하면 파일로 밴스의 뒤를 이어 추리소설의 전통을 이어간 하드보일드 탐정들은 당장 그 입에 주먹을 휘두를 게 분명하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잘난 척하는 말투 하나하나가 역겨움의 상징일 테니까. 그들에게는 충분히 파일로 밴스의 잘난 척하는 입술을 구타할 권리가 있다. 추리소설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풍요로운 곳이니까 제일 매력적인 탐정은 파일로 밴스라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파일로 밴스가 추리소설의 황금기, 그 정점에 서 있었다는 사실마저도 부인할 수는 없다. 우리 대다수를 이 멋진 세계로 이끈 셜록 홈즈가 아버지 같은 캐릭터라면, 파일로 밴스는 그 부유하고 유명한 아버지의 지적 능력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하지만 좀 게으르고 말이 많고 변덕스러운 아들이랄 수 있다. 셜록 홈즈에게 느꼈던 감정이 경외심이라면, 파일로 밴스에게는 시기심이다. 그래서 때로 어쩔 수 없이 재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보고 싶어지는, 그런 인물이다. 소설을 읽어보지 않고 이 이율배반적인 매력을 이해할 길은 없으리라.  – 김연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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