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지와 환경
이전 글에서 얘기한 <라이브러리 & 리브로>는 ‘띠지 추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7월호에도 홍보 페이지가 삽입되어 있는데, “많은 환경 단체로부터 추방 대상 1호로 꼽히고 있는” 띠지는 “전세계적으로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과대 포장술이며 얄팍한 상술”이라고 몰아붙인다. 과연 그렇기만 할까?

'띠지 추방 캠페인' 광고 페이지 일부
작은 출판사에서 띠지는 매우 중요한 홍보 방법이다. 매체에 소개되는 책의 종수는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 대형 출판사의 베스트셀러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광고? 엄두를 낼 수 없다. 책이 훌륭하면 누구든 알아준다고? 20년 전에는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독자들이 책을 집어들지 않는다면 누가 좋은 책이라는 걸 알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띠지가 필요하다. 띠지는 책의 가치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첫 번째 소개글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점의 매대 담당자들조차 책의 띠지부터 들여다본다. 띠지로 처음 책의 내용을 가늠한다.
전세계적으로 띠지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띠지에 삽입될 만한 홍보 문구를 아예 표지에 인쇄해서 그렇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나, “<XXXXX>의 작가, 아무개의 신작!”, 추천사 등. 문화 습관의 차이일 뿐이다.
환경 단체는 표지에도 인쇄할 수 있는 홍보 문구를 따로 종이를 써가며 책에 둘렀다는 이유로 띠지를 지탄하는 것인가? 어차피 버려질 종이라서? 하지만, 같은 이유라면 수많은 도서 홍보 리플릿들 또한 마찬가지라는 소리인가? 더 나아가면, 수많은 나무를 소모시켜 만든 종이로 제작하는 책들은 존재 자체가 모두 환경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게 아닌가.
문제가 있다면 띠지를 습관적으로 두르는 출판사의 인식 때문이지, 띠지 자체를 부정할 까닭은 없다. 표지 디자인의 일부로 사용되는 띠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띠지가 책을 독자에게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어째서 띠지를 부정해야 하는가. 띠지가 “과대 포장”과 “얄팍한 상술”이 되는 것은 띠지에 새겨진 문구 때문이다. 띠지를 두른 책이 모두 그런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
이 캠페인의 시각에는 잡지의 성격과 도서관으로서의 입장이 크게 반영된 듯하다. 이미 도서관으로 들어온 책들의 띠지는 (하드커버의 재킷과 마찬가지로) 쓰레기나 다름 없을 테니까. 하지만 캠페인을 위한 캠페인이 아닌 의미 있는 방향으로 진전하려면 다양한 시각에서 띠지의 역할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설득해야 할 대상이 출판사일 텐데 편집자인 나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잖아? 후훗
출판사들도 반성합시다(당연히 나를 포함하여). 요즘 들어 띠지를 위한 띠지가 너무 많기는 하다. 무의미한 찬사와 어느 책에 붙여도 구분할 수 없는 무가치한 문구들. 심지어 책 디자인을 손상시키는 모양새까지. 큰 출판사일수록 편집과 마케팅의 간극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디자인은 주로 편집부에서, 띠지는 영업부에서 관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집자는 지나치게 세련된 시각화를, 영업자는 무조건 눈에 띄는 띠지를 바라는 경향이 있다. 결국 표지 디자인과 띠지의 부조화를 야기시키기도.)
‘띠지 추방 캠페인’ 광고 페이지 보다가 조금 울컥해서(요즘 우린 띠지도 안 하는데 왜;;;) 포스팅.
그러니까, 요는, 같이 고민하자고요.
-虎-
아주 오래전에는 나도 띠지 싫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조금 바뀐 듯. 가끔 표지와 잘 어울리게 디자인 된 예쁜 띠지도 있거든. 그런 건 잘 벗겨서 책갈피로 썼다가 나중에 맨 뒤에 넣어 둬. 나중에 다시 보기도 하고. 네 말처럼 시선을 끄는 광고 카피를 쓰기에도 좋아서 가치가 아주 없는 게 아니거든.
가끔은 도서관에서 하드커버랑 띠지 다 붙여서 싸 주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함. ^^
이전에도 언젠가 띠지 관련 포스팅을 하신 적이 있는거 같은데 (여기가 아니고 북스피어 블로그였나…? -.-a) 그때도 댓글에서 띠지에 대한 다양한 취향들이 나왔던 듯하네요.
사실 전 대형 서점에서 죽 훑어보다가 책을 고르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아서 제게 띠지는 무용지물입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쓰레기 취급을 해요. (죄송…) 책 받자마자 띠지는 벗겨서 버리고 책만 꽂아놓거든요. 요샌 워낙에 인터넷 서점을 많이 이용하다보니 리뷰라던지 추천글이라던지 블로그나 까페의 소개글 등을 읽고 고르거나, 관심있는 작가나 출판사에서 나온 책중에서 고른다던지 (ex. 북스피어에서 나온 책은 무조건 산다! ^^) 하는 일들이 점점 많아지지 않나요? 작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홍보 방법이라는 사실은 제가 잘 몰랐던 사실이지만, 인터넷 서점이 점점 더 커갈수록 띠지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그것도 나름 제작 원가가 드는 것일터인데.
띠지가 없어지길 바라는 한 독자이지만, 그렇다고 홍보 문구가 책 표지에 인돼된다면…건 좀 싫군요. (그럼 어쩌라고!!!)
근데 위에 붙은 ‘Retweet’를 눌러서 글을 쓰면 트위터에 ‘팔로우’가 되는건가요? 블로그에 댓글처럼 붙는건가요?
어쩐지 트위터 사용법을 계속 호야님께 물어보고 있네요. -.-;;;; 죄송…
같이 트윗질하자는 포스팅에 대한 A/S (?)라고 생각해주심 감사. ^^;;;
@stefanet
아, 지금은 사라진 포스팅에 띠지 얘기 쓴 적 있어요. 기억력 정말 훌륭하시군요! 그러니까, stefanet 님처럼 책을 주구장창 읽는 독자에게 띠지는 (거의) 쓸모없어요. 그래서 책을 좋아할수록 띠지는 싫어하는 분들이 많은데(책을 좋아할수록 문고를 좋아하는 경향과 비슷?), 출판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어쨌거나 책을 들춰볼 독자가 아니라 그 외의 독자들을 타겟으로 삼기 쉽거든요.
하지만 말씀처럼 인터넷 서점이 점점 커진다면 띠지는 출판사에게도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지요. 지금도 온라인 서점 쪽으로 나가는 책들은 띠지 때문에 귀찮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북스피어의 책들은 초판의 홍보 목적이 끝난 뒤 2쇄부터는 띠지를 없애 버리곤 하죠.
요즘에는 아예 띠지처럼 표지 디자인에 포함시키거나 영미권 책들처럼 홍보 문구들을 표지에 넣는 책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비채의 책들이 그런 편이죠. 책 나름이겠지만 크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더라고요. 독자로서의 저는 띠지를 귀찮아하면서도 책 뒤편에 잘 보관하는 독자. ㅋㅋ
@stefanet
리트윗(Retweet) 버튼을 누르시면요, “RT”(ReTweet의 줄임말)라는 게 붙으면서 이 글의 제목과 주소가 복사될 거예요. 리트윗은 ‘펌질’에 해당하는데, 보통 다른 트윗글을 “RT”라는 말을 붙여로 옮기고 그 앞에 자기 코멘트를 달아 퍼뜨린다는 약속 같은 거예요.
예를 들면 제가 “< 리피트> 재밌게 읽으신 분들!”이라고 트윗을 달았는데 여기에 stefanet 님이 답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그냥 “@hoyah 저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요! RT: @hoyah: < 리피트> 재밌게 읽으신 분들!“라고 쓴다면 어떤 말에 답을 하고 있는지 더 분명하게 할 수 있지요. 설명이 너무 구구절절…..on_
오오…그렇군요! 구구절절이라뇨! 이해가 쏙쏙 됩니다.
사실 남들 트위터 둘러보면서 RT 라고 붙어있는게 도대체 뭔가 하고 궁금해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처음엔 @ID 뒤에 붙은 말이 ID 주인이 쓴건지 아니면 ID 주인한테 쓴건지도 헷갈렸다는…-.-;;;;;;; 나이도 별로 많지 않은게 왜 이모양이야…(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나이이면 별로 많지 않은거 맞죠??? 쿨럭…)
아무래도 블로그를 안하다보니 더 적응이 느린듯? 아니면 그건 그냥 핑계고 머리가 안따라가는거다??
여튼 앞으로도 종종 트위터 관련 질문을 드릴겁니다. (이것은 경고! ㅋ)
아, 그런데 RT를 이렇게 블로그에 집어넣은 메뉴(?)를 통하는 방법 말고 트위터 내에서 하는건 어떻게 하는거죠? 글에는 reply 메뉴밖에 없는것 같던데…원래 RT는 블로그 글과의 연동을 위해 만든 메뉴인가요?
좀전에 ‘경고’ 올리자마자 질문질…근데 본문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죄송…이 글에 대한 댓글로는 그만 할께요.
저는 띠지를 좋아해요. 아니, 좀 다르려나요. 아예 없는 책이라면 상관없지만 있으면 마지막까지 사수하고 싶어요(이사하면서 짐 정리 하는 분들이 책을 하도 함부로 꽂아서 띠지를 숱하게 찢어놓는 바람에 얼마나 가슴 아팠는지요). 일본 책 같은 경우, 물론 무슨무슨 수상작 같은 문구도 들어가지만 의외로 썩 괜찮은 추천사라든지 편집자의 말 같은 것도 들어가기 때문에 특히 함부로 할 수 없거든요. 하지만 이런 걸 책 표지에 박기엔, 물론 디자인 따라서 다르기야 하겠지만, 좀 그렇지 않나요. 어쨌든 말씀하신 것처럼 독자들이 책을 집어 읽어주기만 한다면 띠지 아니라 띠지 할아버지인들 못 두르겠어요.
@stefanet
ㅋㅋㅋ RT는 트윗에서 정식으로 지원하고 있는 기능은 아니에요. 사람들이 많이 쓰다 보니까 그렇게 굳어버린 암묵적인 약속이죠. 다음 버전에서는 reply와 함께 정식 기능으로 포함시킨다는 소문이 있습니당. 현재는 수동으로 RT를 타이핑하고 원글을 복사해서 넣는 수밖에 없어요.
제 경우에는 트윗 사이트를 방문해서 이용하기보다 파이어폭스용 플러그인 ‘TwitterFox’를 이용해서 메신저마냥 트윗질을 하는데요, 이런 외부 어플에는 리트윗 기능이 아예 포함된 경우가 많아서 편해요. 자신에게 한 답신글이나 다이렉트 메시지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고. 일반 어플로는 twhirl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인데 그에 관해서는 http://kuduz.tistory.com/540 요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haigha
읽을 때 걸리적거려서 책 뒤편에 꽂아두긴 해도 저 역시 띠지를 간직하기는 해요. 하지만 요즘은 정말 무성의한 띠지들도 많은지라 그냥 버리는 것도 꽤 있지요; 한국에서 띠지는 계륵 같은 존재 같기도…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같은 경우는 어찌해야하나요. 신개념 띠지던걸요? 아무리 노려봐도 뜯으면 책커버까지 뜯어질 것 같은데.. 많이들 황당해하던걸요.
보통의 띠지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데, 이게 띠지야,표지야 스러운 띠지인지 표지인지는 역시 신경 쓰여요.
저 같은 경우는 띠지를 많이 봐요. 정보 수집 경로를 일정하게 정해두지 않아서일지 원체 아는 책이 많지 않아서일지 아무튼 저에겐 띠지가 말씀하신 대로 첫번째 소개글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할 수 있네요. 그런데 저는 으음~ 그렇구나 하고 읽고는 휙 뽑아서 버려요 ㅎㅎ 그럴 때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을 잠시 하지요.
별로 필요성을 못 느끼면서도 간직하시는 분들과 뭔가 대조적이네요. 하하
그러고보니 저번에 책 앞면 만을 세로로 감싸는 얇은 띠지를 휙 벗기면서는 아깝다는 생각을 안 했었는데, 그렇다면 뭔가 절약하는 방법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으려나요?
@하이드
궁금한걸요. 실물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표지 이미지만으로는 어떤 형태일지 잘 모르겠네요. 책커버까지 뜯어질 것 같은 띠지라니….^^;
@비다
요즘 재생종이를 쓰는 등 책을 만들 때도 환경을 생각하자는 움직임이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무작정 띠지를 쓰지 않기보다 이런 식의 방법들을 모색하면 좋을 듯합니다.
띠지 반대론자(?)인 제게 에 이어 고민하게 만드는 띠지가 나왔네요. 얼마 전에 김훈의 를 샀는데, 이거 띠지가 거의 표지의 일부처럼 되어있군요. 게다가 디자인도 멋지고 예쁘고 광고문구도 거의 없고…이런건 정말 버리기 아깝네요.
띠지 손상을 막기 위해 한번만 딱 읽고 책장에 고이 꽂아놓고 절대 다시 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문득…멋진 띠지의 부작용이네요. ^^
헉…댓글 창 바로 위에 꺽쇠 기호 못쓴다는 얘기가 떡 하니 박혀있는데 바보같이 쓰고 말았군요. (붕어기억력? ㅜ.ㅜ) 김훈의 ‘공무도하’ 입니다.
아아아…앞에껀 ‘이니시에이션 러브’ 입니다 (그러니까, ‘…제게 ‘이니시에이션 러브’에 이어…’ 가 되는겁니다). 이것도 이제서야 발견…30대 초반인데 벌써 기억력이 이리 감퇴되었답니까! OTL
@stefanet
최근에 전 책표지 위쪽을 두른 띠지를 봤습니다. 그냥 평범한 띠지를 위쪽으로만 둘렀을 뿐인데 어떤 쪽이 띠지인지 착각을 하게 만들면서 꽤 신선하기까지 하더라고요. 그러고 말았을 뿐이지만. ^^; (이제야 댓글을…-_-)
띠지요? 솔직히 너무 낭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버리면 죄 짓는 것 기분이 들어 책갈피로 쓰겠다고 모아둔 것도 수두룩~~~~하고 말이죠. 안 써도 상관없지 않나요? 그게 얼마나 홍보효과가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거든요.
@JayLove
독자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한데 출판사로서는 홍보의 도움이 된다면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붙잡고 싶어하거든요. 안 써도 상관없지만 때로는 써야 마음이 놓이는…. 출판사에게도 어쩌면 계륵 같은 요소인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