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구입의 딜레마

비교적 최근까지 만화는 전자책, 일반 도서는 종이책으로 거의 이원화하여 읽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제법 많은 수의 책을 전자책으로도 구입하여 읽었다. 집의 공간 문제도 있거니와 종이책 구입 비중을 줄이고 구입한 책도 읽고 정리하는 즉시 처분한다는 방침을 세운 터라 신간 구입에 좀더 신중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문제. 과연 그럼 어떤 책을 전자책으로 구입하여 읽게 될까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특정 실용서처럼 한 번 읽고 말 책을 전자책으로 구입한다,가 답일 텐데 사실 한 번 읽고 말 거라면 종이책이 답이다. 왜냐면… 종이책은 처분할 수 있거든. 하지만 전자책은 되팔 수가 없고 강제 평생 소장이다. 그러니까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조금 싸다고는 해도 중고 가치를 생각한다면 종이책이 우위. 게다가 종이책이 압도적으로 읽기 좋다.

물론, ‘읽기 좋다’는 것은 종이책에 길들여진 독자 한정이다. 그럭저럭 전자책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두 가지 종류가 있다면 당연히 종이책을 선택할 것이요, 같은 책을 읽어도 몰입도 면에서는 전자책이 종이책을 넘지 못하는 나 같은 독자 말이다. 전자책은 전자책 나름의 편리한 점이 있긴 한데 내 경우 필요한 지식을 선별적으로 습득하는 종류의 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고를 하며 음미를 해야 하는 책(그러니까… 미스터리?)인 경우에는 종이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으니까. 뭐, 가끔은 소장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현재 나온 판본을 종이책으로 갖고 있을 필요성은 못 느끼는 책도 있긴 하지만.

그래서 결론은 새해에도 종이책 구입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는 것, 하지만 그때그때 처분하기를 늦추지는 않아야겠다는 것. 밀리의서재 같은 구독 플랫폼이 그래서 종종 유용하게 쓰인다는 것 정도로 전자책 구입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